달성노인복지관 5년의 회상

내 나이 올해 84세 벌써 이해도 반이 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에 들어서 식욕이 떨어지고 따라서 활기가 줄어들었다. 그렇게 좋아 하던 탁구도 4월부터 그만두고 자원봉사 활동도 지난 5월말로 사퇴서를 제출했다. 지난 5월22일 건강보험공단에서 종합건강진단 통지가 나와 검진을 받는 겸해 둘째가 근무하고 있는 효성병원에 가서 위 내시경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고 6월3일에는 대장 내시경검사와 구강 내 외부 압박 병변으로 연하 장애가 있어 목 부위 CT 촬영까지 했다. 대장과 목 부위 구강 내는 이상이 없는데 위내시경 검사 상 신낭종(2.1cm)과 위축성 위염 판정을 받았다. 식욕 부진의 원인이 위축성 위염과 신낭종으로 인한 것임을 알았다. 악성 낭종이 아니고 선종이라 해서 다행이었다. 현재 김항재 내과에서 위장약을 처방받아 복용중인데 경과가 호전되고 있으며 식욕이 회복되고 있다. 의사의 말에 의하면 위축성 위염은 병이 아니고 노쇠로 인해 위벽이 엷어져 염증이 생기는 것이니 술 커피 등 자극성 음식을 피하고 적당한 운동과 긍정적인 생활이 약이라 했다. 그래서 유태종 박사의 하루세끼 식단표를 작성해 부쳐놓고 견과류 죽식과 채식을 겸 하고 있다. 일상으로 실천 하고 있는 일직 자고 일직 일어나 새벽산책 운동과 요가를 충실히 계속하면서 오후 저녁나절에 앞 솔밭 등을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산책을 더하고 있다. 이번 검사 전에 혹시나 암등 난치병으로 판명되더라도 절대 수술은 안 할 것이며 그대로 섭리로 받아드려 자연요법으로 조용히 이승을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하기 로 마음먹었는데 다행히 암은 아니라 하니 감사했다.

70대만 해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오기로 하루도 탁구를 안치면 섭섭했는데 80대에 들어서고는 기력과 활기가 줄기 시작 탁구게임을 해도 전과 달랐다. 식후 한잔 식 즐기든 커피도 끊었다. “세월에 이기는 장사가 없다”라는 말이 실감케 한다. 일본의 소노 아야꼬(曾野 綾子)(1931년생 나와 동갑)작가의 글에 75세부터 육체가 쇠약해짐을 느끼게 했다면서 질병은 인생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고독과 더불어 사귀며 자기만의 패턴을 지키며 인생을 즐겁게 보내라고 했다. 평균수명이 남자 77.2세 여자가 80.07세로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섰다. 人間七十古來稀란 말은 옛말이 되었고 이제 인생은 70부터라는 말이 현실화 되어 앞으로 100세 시대가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壽卽 辱이라고 했는데 오래 사는 것 보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살아야하는데 내 나이 평균수명을 넘어 살만치 살았으니 언제 가드라도 여한이 없다. 고통 없이 자는 잠에 아이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떠나는 게 소원이다. 자식과의 깨끗한 이별이 가장 큰 유산이라고 했으니 고종명의 마무리를 잘해야겠다.


이곳 대곡 래미안 아파트 큰애 집 같은 라인에 옮긴 후 달성복지관과 인연을 맺은 뒤 탁구, 요가, 컴퓨터 등 프로그람을 수강하면서 자원봉사원으로 5년간을 정말 보람 있고 즐겁게 보냈다. 이제 큰애 내외가 명예퇴직을 하게 되었고 손자 영민 이도 자립할 나이가 되어 내년 11월이 세 번째 전세 만기인데 그 안에 우리 내외가 함께 35년 살아온 대명동 내 집으로 갈 예정이다. 5년간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다. 많은 추억이 남은 곳이다. 탁구 선수로 추천되어 KT & G 주최 전국 노인 탁구 대회에도 참전했고 모범군민상에 자원봉사상도 수상했다. 많은 분들과 정이 담뿍 들었다. 진천천 정화 캠페인으로 매일 새벽 쓰레기 줍기와 앞 솔밭등 산책은 나의 아름다운 황혼의 피날레 로 간직하고 싶다.

아직도 일기를 계속하고 있다. 1952년도 시작한 나의 다이어리 일기장 1호가 40호까지 이어가고 있다. 팔순기념으로 수상집이 수필 99편, 회상록 37편, 편지글 9편, 종사에 관한 글 50편을 나의 디스크와 USB에 저장 해 놓았다. 팔순 이후 쓴 글이 수필 등 63편이 모였다. 내가 만약 구순까지 안 죽고 산다면 그때 가서 팔순 이전을 전편 이후를 후편으로 해서 책자를 출간키로 마음먹고 있다. 백년을 못살면서 천년계획을 세운다는데 희망과 꿈이 있는 곳에 기쁨과 행복이 있음을 믿으니 마음이 편하다. 남 보기에는 신변잡기에 불과한 하찮은 글이지만 나에게는 파란 만장의 삶의 애환이 담긴 소중한 글이다. 틈나면 읽고 또 읽으면서 절대빈곤의 어렵고 고생했던 지난날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시켜 행복에 젖기도 한다. 會者定離요 生者必滅이란 글을 또 한 번 되뇌면서 그 동안 정들었던 여러분에게 고마움과 감사를 드립니다.